십년 전쯤에 들은 얘기.
오늘이 당신이 살아있는 남은 날들 가운데 가장 젊은 날입니다.
갓 마흔 줄 접어들어서 들은 그말에
함께 있었던 사오십대 육십대 모두 함께 웃었는데요.
지금 문득 그 말이 떠오르네요.
그 땐 결혼한지도 십년 밖에 안됐는데
산전수전에 맘고생은 몇십년 한거같고
무엇보다 고정관념상 나이 마흔은 나이들만큼 들어
더이상 젊음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여겼거든요.
그래서 옷도 나이 있어 보이게 점잖게 입고
화장도 젊어보이려 하는 것보단
점잖아 보이는 데 포인트 뒀고요.
이나이에 되돌아보니 멋내는 게 아니라 참 겉늙고 칙칙하게도 살았다 싶은 거에요.
지금 오십되고보니 왜 그렇게 살았나 싶고요.
그러다 보니 취향이 바뀌네요.
소품 하나라도 밝고 화사한 걸로 사게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파우치도 반짝반짝한 분홍으로 사왔네요.
그러니 괜히 기분도 업되네요.
화장도 밝게 하고 싶네요.
쳐져가는 피부가 이제야 신경 쓰이는데
좀이라도 젊었을 때 젊게 살걸 아쉽네요.
남들 다 하는 시술 같은 것도 해볼까 싶은데
어색하게 늙음 확정된 얼굴 될까봐
그건 또 못하겠어요.ㅎ
에휴 다시 마흔으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안살텐데 후회돼요.
애가 집에 있으면 집 비워놓고 다니지 못해
남편 집에 있으면 혼자 두고 어디 외출 안해서
밤엔 완전 집순이였는데
이젠 애도 대학생이라 기숙하고
이제야 저도 갇혔던 생활에서 자유를 얻은듯해요.
밤에 나가 한시간 걷고 돌아와 샤워하니 넘 시원하네요.
이 좋은 걸 이제야 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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