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중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뿌리에 관한 내용이 나와서

외할아버지는 무엇을 하셨냐? 하는 질문을 하더군요.

지금까지 저는 친정아빠와 인연을끊고 살았었는데요.

제가 어릴때 아빠가 직업은 말씀하시지 않았지만 초등 6학년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조사할때마다 저는 항상 아빠직업란에 뭐라고 써야할지 고민이 되었고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성격이고 그렇다고 솔직하게 쓸 수도 없고

그러다가

아이가 인터넷 검색중에

친정아빠가 조폭두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요.

아이가 충격을 받은거 같아서

앉혀놓고 솔직하게 말해주었습니다.

<나의 아빠는 여러가지 사업을 크게 하고 욕심이 지나쳐서 조폭까지 하게 되고 그것이 옳은일인줄 알고 살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은 정직하게 살아야 하고 깡패짓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합리화를 하기위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된 판단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엄마는 엄마의 아빠와 인연을 끊고 살고 있다.

유전이나 핏줄이 무섭다고들 하지만 엄마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부끄러운 일을 한적이 없다.

 할아버지는 잊어라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고 앞으로 더욱 성실하게 열심히 착실하게 살면 된다.

할 수 있다면 봉사도 하면서 언젠가는 할아버지가 뉘우칠 날이 있기를 기도할 수 밖에 없다. 네가 부끄러워 하거나 죄책감을 가지거나 할 필요는 없으니 그냥 생각을 하지마라>

라고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아이가 몰랐으면 한 일인데

갑자기 알게되어 저도 이렇게밖에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괜히 물어봤다며 괜히 알아봤다며 수치심과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

그리고 모자란 엄마인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제 아이는 많이 순한 편이라 맞고 다니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아빠의 잘못이 대를 이어 당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습니다.

제 아이는 때리는 아이들이 외할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냐며 침통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저 역시

어릴때 아빠가 조폭이라는 사실을 알고 중학생때부터 아빠와 거의 말을 않하고 살았습니다.

저한테 너무 잘해 주셨고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지만 아빠때문에 고통 받았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어릴때도 잠이 오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인연을 끊었는데 어쩌다 아이가 알게 되어 버렸네요.

이정도로 말해 주면 될지

제가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 주어야 아이의 충격이 덜해질지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요.

정말 아빠의 잘못된 행동이 대를 이어 가족을 괴롭힙니다.

아이는 자신의 핏줄을 상당히 부끄러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그럴 나이이기도 하고요.

어제부터는 저하고 눈도 마주치질 않네요.

아빠의 잘못이 아직까지도 저를 괴롭히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