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큰아이 공부 안한다고 혼자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난리쇼를 하더만요.

아!

내일이 5월 5일 공휴일인데

좀 놀면 어떻습니까?

얼마나 놀고 싶겠어요?

좀 놔구라 했더니

혼자 씩씩 거리면서 밤잠까지 설치더군요.

그게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면서

오늘 빨간날이라고 애들 데리고 놀려고 영화 보고 놀려고 했더니

혼자서 계속 우거지상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한번 혼자 화내거나 삐끼면 오래 가는 짜증나는 뒤끝있는 스타일 입니다.

영화 보고 나서도

영화가 재미없다는 둥

뭐시라 뭐시라 궁시렁궁시렁

근처 중국집에 가서 요리를 시켰는데

처음에는 애들 주고 자기는 안먹는다고 하다가

맺주 시켜서 맥주 먹을거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나갈때쯤 되서 고기집 가자며

애들이 뻥 쪘지요.

자기가 배고프다면서

아! 정말이지 애들보다 더해요.

재가 하다하다 못 참아서

화장실 뒤로 데리고 갔습니다.

조용히 아주 묵직하게 혼을 냈습니다.

지금 이짓거리 계속 하면서 씨부리면 놔두고 간다고

날이 갈수록 남편이 애가 되어 갑니다.

애들을 혼내려면 단호하게 짧게 혼내든가

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이던가

애들도 이제는 아빠랑 같이 안있으려고 해요.

같이 있으면 대화도 안 통하고 힘들다고

애들 어릴때는 주말마다 골프치러 다니고

술 퍼먹으시고 친구 꽁무늬 따라다니시더만

저하고 아이들만 놀러 다녔거든요.

이제 애들 커서 친구들하고 다니니

늙어서 힘이 빠졌는가

일찍 안들어와도 되는데

허구헌날 집에 붙어 있네요.

애들이 아빠하고 놀고 싶어서 놀아달라고 할때는 안놀아 주다가

이제와서 집에 붙어서

애들 찾으니 애들이 어색해 합니다.

제가 분명히 예전에 경고는 했었지요.

"그러다가 나중에 애들 크면 너 혼자 외딴 섬 된다 각오해라. 애들이 필요로 할때 없었으니 당연히 애들도 필요할때 니 옆에 없을 거다"

그대로 실현이 되고

아이들 옆에 가서 말도 못꺼내고

애들은 엄마하고만 대화하려 하고

그 좋아하던 골프 계속 치시지

계속 룸싸롱 다니고 노시지

애들 다 크고나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다나 뭐라나!

"웃기시고 계시네"

어디 한번 외로워 봐라. 고독을 씹어잡숴봐라. 싶습니다.

다리 힘빠지고 나니 가정의 소중함을 알아?

 참 지랄이 천국입니다.

그나저나 애들하고 붙여주고 싶어도

애들이 부담스러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