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큰 아이 대학생이고,작은 아이 고등학생이예요.
큰 아이는 공부로 정시에 대학을 갔고,
큰 애가 대학 가기 까지
남편은 그야말로 입시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정시,수시란 말만 알지,
그게 뭔지도 잘 모르고,
원서를 몇 개 쓰는지도 몰라요.
얘기해도 들은 척도 안 하구요.
작은 애는 미술을 전공하려
관련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사실 저도 그 쪽 방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인터넷도 뒤져보고,주변 사람들에게도 묻고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도 들락거리고
미술 관련 입시 설명회도 다니면서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은 있어요.
아이는 그림은 그리는걸 즐겼으나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는 편이라
아이가 그것을 전공한다고
미술학원 보내달라 할 때
신중히 생각하라고 했어요.
너 예체능 전공하려면,
공부, 실기 둘 다 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만 하는 애들 보다
시간을 몇 배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지금 같이 그림을 취미로 그리는게 아니고
직업 삼기 위해 그리는건데,
지금 취미 삼아 그리는거 처럼 설렁설렁 그리고
공부를 안 하면 안된다 했죠.
사실 저희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지만,
집 살 때 대출도 있고해서
예체능을 시키기에 그리 넉넉한 편도 아니라,
하다 그만 둘지, 가능성이 있는지도 모를 아이에게
안되면 말고~식으로 지원할 순 없거든요.
아이 뜻이 확고하다면 어찌됐든 시키겠지만요.
어쨋든,아이도 꼭 하겠다 하고,
남편은 애한테 넘 부담주지 말고
하겠다는대로 시켜주라 했죠.
돈 들어가는 얘기,
예체능 전공하려면
실기와 공부 시간 배분해가며
정말 피똥 쌀 만큼 독하게 해야 한다고 까지
제가 남편한테 했는데도
제 얘기를 들었는지 말았는지
미술학원 다니겠다는거 다니게 해주라고
남편이 말했죠.
(아이가 미술학원을 다니겠다는건,
곧 전공을 하고,입시를 치루겠다는 의미구요)
그래서,중3때 부터 미술학원을 다녔어요.
지금 고2이고,앞으로 짧게는 1년반,
길게는 2년반 더 학원을 다녀야 해요.
그런데,오늘 아침 남편이 그럽니다.
미술 학원 언제 까지 다닐거냐고.
이건 뜬금없이 무슨 소린지?
전공하겠다는거 하게 하고
미술학원 보내라한게 누군데…?
언제까지 보내긴,대학 들어갈 때 까지 보내지~
했더니,
우리 애 처럼
고등학생이 미술학원 다니는 애도 있냐고 묻네요.
아니,입시 미술학원 보냈는데,
고등학생이 제일 많지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지…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편의 생각은 이런거였네요.
남편은 시골서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 명문대를 졸업했는데,
그야말로 공부만 열심히 한 사람이지,
학교 다닐 때도 지금도 문화생활이란거는
전무한 사람입니다.
음악,미술,무용,스포츠,이런건,
정말,기본 상식도 없는 사람인데요.
그러면서도,그 쪽 일 하는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그건 되게 멋있어라 합니다.
그러면서도,그 쪽 일 하는 사람들의 치열함은
전혀 모르고,
그렇게 치열할거라 생각 안 해요.
그냥 겉모습만 보고,
소질 있는 사람들이 취미처럼
즐기면서 하면 되는건 줄 압니다.
그러니,저희 아이에 대해서도 그리 생각한거 같아요.
저도 음악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그것도 그냥 설렁설렁 놀며쉬며
즐기면서만 하는건 줄 알거든요.
막상 전공시킨다고 했지만,
공부 하는데 스트레스 풀 정도로 즐기면서 그리다가
어느 시점부턴 공부해야하니
그만 두어야 하는걸로 아나봐요.
그것도 그렇고,
남편은 애 공부 학원 보내는 돈도 좀 아까워 하는데요.
공부 학원도,공부는 자기 스스로 하는건데,
왜 비싼 돈 들여 학원을 보내냐네요.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애면 제가 왜 학원을 보내겠어요.
아이 의견 존중해서
중학교 때 까지 공부 학원 안 보내고
엄마랑 계획 짜가며 인강 공부 했는데,
엄마가 집에 없거나 아프거나 하면
낮잠 자고 핸드폰하고…그러고만 있는데요.
제가 하루 24시간 애 옆에 붙어 있을 수도 없고
그런다한들 엄마 말 듣는 애도 아니고…
상식적으로,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고 직업이 되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해야하듯이
예체능도 다르지 않을텐데
그걸 어찌 소질 있는 사람이
즐기면서 설렁설렁하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지…
어쩜 몰라도 저리 모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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