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삽니다. 지금까지 제가 짬짬이 돈을 부쳐주며 급할 때마다 도와준 적이 많아요. 근데 언젠가부터 저도 지치고 짜증이 좀 나더라구요. 그래서 작년 가을에 100만원 빌려달라는 걸 딱 잘라서 거절을 했는데 (말이 빌려주는 거지 돌려받은 적은 거의 없어요) 그때 아마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지 그 이후로는 돈 이야기는 안 합니다.
어제 문자로 안부를 물어보니 형부도 허리며 어깨가 다 망가져서 수술을 받아야 되는데(노가다 일을 합니다) 돈이 없으니 수술 이야기도 못 꺼내고 있고 언니 형부 둘 다 이도 빠지고...듣고 있자니 맘이 너무 아프고 제가 다 힘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비자금으로 모아둔 돈에서 100만원을 보내주려고 하는데, 막상 보내려고 하니 형부네 부모님이랑 형제들이 괘씸해서 보내기가 좀 주저가 되는 거예요.
형부네 아버지, 그러니까 언니의 시아버지는 현실감각이 없는 건지 아들네는 돈이 없어서 겨우겨우 사는데 농사짓는 영감이 용달차를 사 달라고 하질 않나 왜 다달이 용돈을 안 주냐고 화를 내질 않나 하여간 이런 저런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왔어요.
형부네 여동생은 먹고 살만한데 그냥 자기만 잘 먹고 사는 것 같고, 남동생은 백수건달입니다.
제가 비자금으로 모으고 있는 돈은 사실 언니 수술을 위해 모으고 있는 돈이에요. 언니 몸에 장애가 있는데 수술하면 건강한 사람들 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거든요. 겨우 수술비 정도 다 모았는데 이걸 또 형부 수술비에 쓰라고 일부 떼어서 주려니 화가 좀 나네요. 내가 보낸 돈 일부가 어쩌면 시아버지 주머니에 갈 수도 있다 생각하니 말예요. 형부도 좀 바보같은게 그 늙은 아버지에게 일언반구 대꾸 한 번 못하고 머슴처럼 네네 하면서 시키는대로 다해요.
그래도 언니가 당장 너무 힘드니 보내는게 좋겠죠? 돈을 보내도 안 보내도 맘이 안 편해요. 우리 언니는 왜 이렇게 힘든 인생을 사는 건지..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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