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농장을 하게 되었어요. 상추 깻잎 고추 토마토 부추 대파 등등 골고루 많이 심었어요.
근데 저희 남편, 깻잎 심어놓은 걸 보더니 이게 뭐냐고 묻네요. 딱 바도 깻잎 이파리가 달려 있는데 깻잎인지도 몰라요. 고추, 대파 등등 다른건 말할 것도 없구요. 상추만 알아보네요.
꽃이름, 나무이름 하나도 모릅니다. 어릴 때 읍에서 자랐어요. 말이 읍이지 집 뒤에 논밭이 있고 그냥 시골이에요. 보리밭을 지나면서도 그게 보리인지 쌀인지도 몰라요.
시골서 안 자랐으면 모를 수도 있지..? 그런데 전 관심의 차이라고 보거든요. 시골서 안 자라도 차 타고 지나가다 보면 논밭을 볼 일이 많은데 벼를 보고도 벼인 줄도 모르는건 그냥 머리 쓰기 싫은 게으름 때문인가 싶어요. 깻잎은 식당에만 가도 얼마나 자주 보는 건데 세상에 똑같이 생긴 이파리를 보고도 깻잎인줄도 모르고 보고 있으면 그냥 좀 무식해 보이고 답답해 보입니다.
개나리하고 산수유하고 구분도 못하고요 이거 뭐지? 했을 때 내가 알려줬으면 좀 주의깊게 눈도장을 박아두든가 다음번에 또 물어봅니다.
주변상황에 대해 호기심도 관심도 없고, 제 기준에선 참 신기한 성격인데 솔직히 오래 같이 살다 보니 저러니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 했지 싶고 오늘은 상추를 보고 배추가 왜 이리 크냐고 하는 소릴 듣고 나니 바본가 싶고 짜증까지 나네요.
잘난척이나 말든가 평소에 어찌나 박학다식한 척 말은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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