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터 친구가 있었어요.
제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친구였죠.
그 친구도 저를 아주아주 좋아했고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터 초등학교 내내
쭉 같은 반이었고,
중고등학교는 서로 다른 학교로 갔지만,
가끔씩 만나고,서로 편지도 자주 했어요.
대학은 전 서울로 가고
그 친구는 고향에서 다녔지만,
대학생활 하면서도 서로 편지 주고 받고
제가 방학 때 집에 내려가면
거의 붙어다니다시피 했어요.
졸업하고 취업하며 연락 횟수가 좀 줄어들다가
결혼하면서 애 낳아 키우고,
둘 다,서울과,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수없이 다니다보니
연락이 끊겨버렸어요.
그러다 연락이 끊긴지 18년만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지요
(그게 4년 전 일이예요).
말로 다 할 수 없이 반가웠어요.
고향에서 친구들과의 추억,
그 친구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거든요.
그렇게 연락이 되고부터 자주 만났고,
카톡은 거의 매일 했어요.
그 당시 저는 집안의 여러 가지 일로
많이 힘들었는데,
이 친구와 연락이 된다는거 만으로
삶의 활력이 생겼어요.
그 친구는,자기가 위로가 돼주겠다고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해서 풀어라,
다 들어줄게,했지요.
제 힘든 얘기 다는 못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넘 든든했어요.
그랬던 친구인데,저한테 사기를 친겁니다.
그렇게 온갖 사탕발림 다 해놓구요.
그래놓고는,마지막으로 그 친구를 봤을 때
X싼 놈이 성낸다고,오히려 자기가 화를 내면서
저한테 욕을 하고 연락을 끊은겁니다.
여기까지가 4년전 그 친구를 다시 만나서
거의 1년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정말 제일 좋아했던 친군데
내 마음을 이용해 사기친걸 생각하니,
너무나 분하고,
고향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던 추억들이,
내게 너무나 소중해서
사소한거 하나까지 기억되는
그 추억들을,
애써 다 지워야한다는게 너무 슬펐고,
오랜 시간 동안 그 친구를
너무나 좋은 친구로 알고 있었던
내 자신이 너무나 바보 같아서
내 스스로가 너무 미웠어요.
그렇게 3년 정도 지내고나니,
이제 조금씩 그 친구가 잊혀지기도 했어요.
문제는,제가 언젠가부터 사람들에게
벽을 치고 있더라는겁니다.
누가 저에게 친절하게 굴면 의심부터 하게 되고,
특히,힘들 때 의지가 돼주겠다는 사람들은
더욱 조심하게 돼요.
사람을 만나도 일정 이상은 마음을 안 내주고요.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좋아하고
힘이 돼주겠다던 친구도 배신하는데,
성인이 되어 만난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믿어,하는 생각만 자꾸 들어요.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제 주변에 저를 좋아해주고
힘들 때 의지가 돼준다는 사람들 여럿 있거든요.
믿고 고마워해야 하는데,
자꾸 거리를 두게 돼요.
저한테 필요한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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