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2녀중 막내인 남편.. 시집이 옛날부터 엄청 가난했대요.
연애하고 결혼할땐 그정도인줄은 몰랐어요.
얘기를 안하니 그냥 재산 물려받을건 없어도 우리끼리 아끼고 잘 살면 될줄 알았지요.
결혼준비하면서 보니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고 형제들도 하나같이 못살더군요.
결혼할때부터 받은거 십원도 없고 남편 모은돈 5천, 제돈 8천 합해서 집구하고 결혼 준비 다 했어요.
몇년후 집 넓혀 이사하면서 친정에서 1억5천 주셨고 그집이 2억정도 오르고 모은돈 합해 지금 집 샀구요..
결혼한 달부터 홀시어머니 용돈 20 주기 시작해서 16년째 보내고 있어요. 생신 제사 명절 행사때 당연히 더 들어가구요.
큰누나가 친정집 잡히고 500 빌려간걸 몇년동안 못갚아 집이 넘어가게 생겼다해서 그것도 저희가 갚았어요.
남들은 애낳았다고 선물 받고그러던데 전 큰애 낳고 일주일만에 병원비 조리원비 카드값 하려고 모아둔 돈 시집 빚 갚았네요. 시집에 가전 고장나면 전부 저희가 바꿔줬고 화장실 고쳐줬고 병원비 대고..
형님들 애들 대학갈때마다 백만원씩 다섯명에게 줬어요.
사는거 어렵다고 꼭 도움주고싶다고해서..
자식이 다섯인데 왜 맨날 우리만 돈을 내야하나 정말 싫었고 나는 형제도 없는데 형제들 조카들한테 드는 돈도 때마다 장난 아니었지만 남편 봐서 지금껏 했어요.
친정에서 경제적 도움을 많이 주셔서 그나마 저희가 형편이 좀 나아 가능했던 일이구요. 사업을 하는것도 아니고 외벌이 월급쟁이가 얼마나 벌겠어요..
근데 요즘 남편 얘기 듣고있자니 내가 16년동안 등신짓 하고있었구나싶네요.
우리가 엄마한테 형제들한테 한게 뭐가 있냡니다.
돈으로 하는게 세상에서 젤 쉬운 일이다, 돈으로 하는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전화도 자주 하고 몸으로 자주 찾아뵙고 성심을 다해 잘하고 노인네 불쌍하게 생각하고 세세한거 신경쓰며 받아주고 잘해야 효도랍니다.
그리고 자기는 조카들이 이쁘고 애틋해 잘해주고싶은데 그돈이 그렇게 아깝냐고하네요.
얼마전 조카가 결혼했는데 축의금 200하자는거 제가 우겨 100하고 절값 20줬더니 하는 얘기에요.
20대중반부터 30대초반 조카가 앞으로 줄줄이 다섯이 더있는데 감당을 어찌 하라고 회사에서도 일이년내에 나와야할 처지면서 그런건 생각도 안해요.
자기 부모형제한테 도대체 못한게 뭐가 있는지 평소에도 여섯 시간 거리 일년에 다섯번 가면 된거 아닌가
평일제사까지 휴가 이틀씩 내서 두번을 가면서 더이상 얼마나 잘해야하는지
얼마나 더 성심성의껏 하길 바라는지
그나마 처가가 능력되서 우리가 사는게 괜찮으니 자기집에도 보탤수 있었단걸 정녕 모르는걸까요?
저 너무 허탈하고 기가 차서 며칠째 계속 남편 한말 생각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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