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은 수다 떨고 즐거우라고 하는건데,
갔다오면 지치고 우울하네요.
제가 체력이 약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들은,저랑 사는게 너무 달라서요.
저 빼고 경제적으로 다들 부유한 편이지만,
그건 그렇게까지 부럽진 않아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모임인데,
부부 사이의 관계가 저희집이랑 너무 달라요.
저는 결혼을 좀 늦게 해서
애들이 중고등학생인데,
다들 애들 대학 다 보냈거나,
어떤 분은 자녀 결혼까지 시키신 분도 있어요.
저흰 남편이 마누라 없이 혼자 자유롭게
쇼핑하고 취미생활 하고 여행하는걸 좋아해요.
그래서,주말에도 저는 애들 뒷바라지 하느라 바쁜데,
남편 혼자 즐기고 다녀요.
어쩌다 함께 밖에 나갈 일이 생겨도
남편은 앞에 먼저 가버리고
걸음이 느린 저는 뒤에서 부지런히 따라 갑니다.
집에서도 절 투명인간 취급해요.
그런데,제 모임 사람들은
남편이 마누라랑 같이 다니는거 좋아하고
요즘 유행하는 영화 남편이랑 안 보면
남편이 삐친데요.
혼자 자면 편해서 다른 빈방에 가서 자면
남편이 혼자 자기 싫다고 같이 자자고 와서 붙고요.
마누라가 병원에 검사한다니까 따라와서
무슨 죽을 병 걸린 것도 아닌데
자신보다 더 걱정하면서
무슨 병 생기면 내가 다 고쳐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수선 떨고 그런다네요.
그 사람들은 남편 그러는게
귀찮다는 듯이 얘기하는데,
저만,남편은 주말에 혼자 놀러다니고
남편 없는 사람처럼 애들 일에 저만 동동거리고,
남편은 집에 와도 티비만 처다보고
말 한마디 안 하고,내가 말을 해도 듣지도 않고
그러네요.
저도 애들 학교 갔을 때 짬짬이 하는 일이 있지만,
가족인데,따로따로 생활과 별도로
가족끼리 함께 하는,
최소한 부부끼리 함께 하는 무언가가 1도 없네요.
부부 둘이서만 여행 가본건,
애 낳은 이후로 없고,
가족 여행 조차 언제 갔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모임 사람들 얘기하는거 보면
우리집 같은 집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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