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옥상에 있던 뱅골고무나를 더 추워지기 전에 집안으로 들였답니다

원래 이 나무는 몇년전 어느 새댁이가 키우다 출산을 하면서 못키워

그집 베란다에서 잎사귀 하나 없이 비짝 말라서 다 죽어가고 있던 걸

저와 남편이 차로 집으로 가져온거였어요

솔직히 처음 가져왔을 때도 살아나겠나 싶어 반신반의 하면서도

제가 정성스럽게 거름을 주고 키웠더니 1년도 채 안되서

잎이 무성해지며 본래의 모습을 갖춰서 저는 물론이고 남편도 좋아 했고

몇년 지나니 나무도 커져 키가 150센티는 되고 있었는데

중간에 이사를 두번이나 하는 과정에서 화분이 깨져 옮겨 심기도 하고

실내에 둘 곳이 마땅치 않아 내내 밖에서 다시 얼기도 하고..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한 나무였어요.

지금 집도 좁아서 둘곳이 마땅치 않아 올 여름에 옥상에 올려두고 제가 빨래 널러

올라갈때마다 간혹 물을 주곤 했지만 특별히 신경은 못쓰다 보니 올 여름 내내 땡볕에서

그만 잎사귀들이 다 타서 떨어져 버렸기에 나무가 너무 안되서  몇번 살 씻은 물을

바가지에 담아 옥상에 갈때마다  주고 했더니 이 나무가 다시 잎을 보이길래 다행이다 하면서도

나무에 진딧물인지 뭔지 벌레들이 잔뜩 붙어서 실내로 들여오고 싶어도 못가져 오고

개미들도 많았는데 이달초 어느날 폭우가 내리고 난뒤 깨끗하게 없어졌더군요.

그런데 그저게 화분을 들여놓은 그날밤 꿈에서요 ㅎㅎ

제가 어디 병원에서 간호사나 조무사로 일하는 것 같고 환자를 진료 보라고

진료실로 들이느라 호명 하며 문을 여는데 키가 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물도 괜찮은 남자가

환자복을 입고 목에 기브스를 하고 힘이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들어오는 거에요

그리고 이 남자가 들어올 때 사람이 사망후 쓰는 관도 함께 들어오길래 꿈에서도 이상하다

왜 관이 들어오지 했고 관도 그냥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아지는게 아니라 마치 화가 나서

 팽겨치는 느낌이라 저는 이게 무슨상황이지 하며 더 당황을 하다 꿈에서 깼죠.

제가 좀 선몽을 하는 편이기에 분명 예사로운 꿈은 아니다..뭐지..하며 혼자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어제부터 집정리 한다고 가구도 옮기고 그 화분도 그저께 옥상에서 내려와 현관에다 뒀던걸

오늘에야 마땅한 자리로 옮기고 그동안 밖에만 있어 나무가 조금 썩은 부분도 보이고

잎사귀에 상처도 많이 보이길래 영양제도 주고 손질을 하는데 그제서야

그 꿈속의 목에 기브스한 총각이 이 뱅골고무나의 정령이란 느낌이 확 옵디다.

정령이란 화초의 영혼을 말해요

원래 모든 식물엔 그 혼이 있다고 하더군요.

옥상엔 저것 말고도 다른 화분들이 있는데 제가 남편에게 그 나무 하나만

가지고 오라고 말을 한것이 내가 꿈에서 누구씨라고 딱 한사람만을 호명한 상황과도

같고 이 나무의 나이가 인간으로 보면 그 꿈에서 봤던 총각 나이쯤 되고 잘 키워 놓으면

그 총각처럼 크고 모양도 이쁜데 이런저런 고생 끝에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하다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으니 꿈속에서 그 총각이 바로 이 나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꿈에서 관을 팽개치다시피 내려놓은것도 다 죽다 살아왔다는 표출로 느껴지고 ㅎㅎ

옥상으로 가기전 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싱싱할 때 였는데 옥상 가서 여름 내내

그늘 하나 없는 그곳에서 개미떼에 진딧물에 고생을 한것도 제가 다 아니깐..

저도 꿈이 희안해서 글을 쓰기는 하는데 남들이 듣기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라 ^^

저는 확신이 드는데 님들 생각은요?? ㅋ

거짓 하나 없이 사실이니 뭔 개소리 하냐고 악플만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