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인 시아버지가 있어요.
남편 자랄 때,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어서
시어머니,시누이,저희 남편이
서로 의지하며 똘똘 뭉쳐 살았나 보더라구요.
지금도 시아버지한테 벌벌 떨고
아무도 대적하질 못 해요.
기운이야 아들이 더 세겠지만,
세 사람이 시아버지에게
정신적으로 너무 주눅들어서
지금까지 말대꾸 한마디 못 합니다.
그래서인지,남편은 지금도 그렇게 세 사람이 식구지
저와 애들은 식구가 아닙니다.
시어머니는 저희 부부 결혼하고
15년 정도 될 때 까지
아들에 대한 집착이 너무 커서
저를 너무도 괴롭혔습니다.
아들 뺏어간 도둑년 취급을 하면서요
(솔직히 객관적인 조건만 보더라도
남편쪽이 훨씬 기우는 조건이었는데요).
남편은,조금만 자기 의견에 반대되는 내용의 말을 꺼내도
적대시 하고 자기 편이 아니라 생각하며
저와 애들을 상대도 안 하고요.
저희집 돌아가는 일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요.
제가 암환자인데요.
마누라 암 걸렸을 때도 눈 하나 깜짝 안 했고,
병원 언제 가는지,병원에서 뭐라 하는지
한번 물어보는 적도 없고,
오히려 치료 중에도
이런저런 일로 절 힘들게만 했지요.
사실,항암치료 할 때,
항암치료 보다 남편에게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더 힘들었습니다.
그런데,그런 남편이,
자기 부모 형제에겐 어찌나 애틋한지
특별한 병이 든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가 기운이 없다,소리만 해도
편도 4시간30분 거리를 월차 내고 내려갑니다.
내려갔다와서도 중병 걸린 사람처럼
밤잠까지 뒤척이며 어찌나 걱정을 하는지…
요즘 시어머니가 부쩍 더 그러시니
주말엔 남편이 시댁 가서 삽니다.
제가 아플 때는 나몰라라 하는 것에 섭섭해했더니,
너는 니가 관리 못 해서 그런건데 나보고 어쩌라고~
이럽니다.
집에 있을 때도
가족들이랑 말을 하거나 하는 것도 없고
말 시키면 짜증만 내고
구석진 곳에 혼자 있으려고만 합니다.
애들도,남의 식구처럼 구는 이런 아빠에
점점 불만을 갖고 반항도 하고
아빠를 마음에서 내보내는 듯 합니다.
저도 요즘은 반포기 상태로 살았어요.
그런데,남편은 식구들을 소외 시키는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이,
제가,왜 그렇게 혼자 그러고 있냐고 하니까,
자기가 있는걸
애들이나 저나 같이 있는걸
싫어하는거 같아 그런답니다.
저랑 애들이랑
남편을 가족 안으로 이끌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정말 하다하다 지쳐서
애들도 저도 지쳐서 요즘 좀 소홀해보일지 모르나,
자기가 가족과 함께 하려는 의지도 없고
말 시키면 짜증만 내면서 그럽니다.
이런 남편 포기하고,
그냥 한 집을 쓰는 사람 취급만 하고
서로 말도 안 하고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애들하고만 잘 살까요?
이렇게 마음이 삐뚤어진 남편이랑
남은 생 같이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답답합니다.
아니,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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