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로또를 샀었어요. 솔직히 그 전엔 그거 사는 사람들
색안경 끼고 보기도 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분수껏 살면되지
무슨 요행이나 바라고 노력없이 얻는 큰 행운은 불운의 원천이다
라는 친정부모님의 신조도 영향받은 바가 크고요.
그런데 모든 면에서 무슨 일이건행운과는 거리멀다 담쌓고 사는 것도 현재 제 삶이 그냥 요모양에 이른 원인 같기도 하단 생각이
지난주 줄서있는 로또 판매점앞을 지나다 불현듯 들더라고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이유가 1등 당첨 많았던 소위 명당이었어요.
그래, 이천원어치만 해보자 하고 줄섰다가 얼마치 하겠냐는 물음에 에라 모르겠다. 만원어치 자동으로 해달라 했습니다.
그러곤 금세 후회되고 돈 아깝더라고요. 그러다가 아니지
혹시 모르잖아, 난생 첨 해보는건데 이러다 혹시 일등 당첨되면
뭐허지? 이러다 지갑 속에 쑥 넣곤 잊어버렸네요.ㅎㅎ
그러다 토욜에 잠시 ..아! 로또 번호 맞춰 봐야지 하고 문득 스쳐가듯
떠올랐다가 또 건망증처럼 잊어버렸어요.
그러다가 오늘 쫌 전에 다시 떠올랐어요.
아참!! 지갑속 로또!!
그래서 부랴부랴 로또를 찾는데 안 보이네요.
지갑 속에 지폐 다 꺼내고 때지난 쿠폰에 스탬프 찍힌 쪼가리들 다 꺼내도 안 보아길래 어디갔지?? 엊그제 지갑에서 마트 영수증 버렸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방 쓰레기통에 버렸던 하얀 영수증 종이에 로또 두장이 고스란히 딸려서 휴지통에 들어가 있었어요.
그래! 넌 무조건 당첨이닼ㅋㅋ 이런 두근두근 떨림으로
지난 주 당첨번호 확인하니 헐ㄹ.. 열 줄이 일등은 아니고 당근
이등도 아님이 한눈에 딱 확인되더군요.
그런데.. 번호 세개는 건졌네요. 세개 맞추면 5등이대요.
이만하면 처음 한거 치고 괜찮은 실적이죠.
마침 종량제 쓰레기도 버렸는데
완전 깜빡하고 휴지통 종량제 봉투속에 비워내 버렸더라면
아마도 번호 확인도 못하니 인생 처음 로또로 1등인데 쓰레기 속에 사라졌다고 제 칠칠맞음을 두고두고 탓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 등이면 5천원인가요? 이걸로 또 언젠가 한번 긁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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