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친정 오빠,저,남동생,이렇게 삼남매예요.
어렸을 땐 오빠랑 친했고,대학 들어가면서는 동생이랑 더 친했어요.
셋 다 다 지방에서 대학을 서울로 와서,대학 때 부터 각자 결혼하기 전 까진 셋이서만 한 집에서 살았죠.
그러다 제일 먼저 오빠 결혼하고,오빠랑은 서로 별 상관 안 하고 살았어요.
사이가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죠.
그러고서 저 결혼해서 저도 시댁이다 뭐다 적응하는데 바빴구요.
동생하고는 그때 까지 친하다가,동생 결혼하고 나서는
동생도 오빠 처럼 서로 관여 안 하고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이가 되었구요.
동생은 결혼하더니,부모 형제한텐 거의 연락도 없고
좀 얌체스러울 정도로 자기 식구만 챙기더라구요.
뭐 자기 가정 꾸렸으니 그러려니 했죠.
그러던 중 친정 오빠가 결혼한지 6년만인가(?)에 돈 문제로 다투다 이혼을 했고 오빠는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쭉 혼자 살았어요.
세월이 지나 사람들이 재혼이나 재결합 안 하냐? 해도
혼자 사는게 익숙해지고 편해서 안 한다 하더라구요.
저는 결혼 생활은 유지하고 살지만,남편이 자기 부모와 자기 자신 밖에 모르고,보통 가족들과 하는 것들을 혼자 하거나 친구들이랑 해요.여행도 외식도 취미생활도.
아내랑 자식은 그 사람 뇌엔 없구요.
저는 남편은 없는 사람이다 생각하고 애들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오빠는 저랑 취미가 같은데,애들이 중학교 간 후 부터 오빠가 취미생활을 할 기회가 생길 때 마다 같이 하자고 권유를 하더라구요.
남편이 마치 식구가 아닌거 처럼 따로 놀고
나도 취미생활 하고 싶고
오빠가 그에 드는 비용을 다 대주면서 하자고 하니,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친정 오빠랑 취미 생활도 같이 하고,
부모님 살아 생전에 오빠가 모시고 여행 갈 때면,
저나 저희 애들도 같이 가자해서 껴주고요.
교통비만 각자 것 내고,오빠가 계획도 다 짜고 다 준비하니까
딱히 안 갈 이유가 없어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한 따라 다녔죠.
그러다 몇 년 전 친정 아버지 돌아가셨어요.
친정 엄마 혼자 사시는게 걱정돼서 엄마한테 전화도 자주 하고,아빠 돌아가시고 엄마 건강이 안 좋으셔서
엄마에 대해 이것저것 상의하느라 오빠랑 통화도 자주 했구요.
그러면서 서로 사는 얘기도 하고 고민 얘기도 하며 지내게 됐구요.
그러다 엄마 마저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친정 아버지와 엄마 고향이 다른데,저희 남매들은 엄마 고향에서 나고 자랐고,부모님은 엄마 고향에서 쭉 사시다 아버지 퇴직하시고 아버지 고향에서 사시다 두 분 다 거기서 돌아가셨고,거기서 멀지 않은 공원 묘지에 같이 묻히셨어요.
곧 아버지 기일이 돼서 묘지를 찾아가게 되는데,
동생네는 외국 가서 못 가게 되고,애들도 각자 스케줄 있어 못 가고,오빠랑 저만 가게 되는데요(남편은 자기 부모와 친구,자기 자신 외엔 아무도 신경 안 써요).
오빠가 차 움직이는 김에 돌아가신 오빠 장모님(오빠한테 잘 해주심)과 외할머니 산소도 가자고 하는데,
세군데가 각각 다른 곳에 있는데 부모님 산소하고는 멀리 떨어져 있어요.
오빠 장모님 산소와 외할머니 산소는 저희 고향 쪽에 있구요.
그래서,오빠가 부모님 산소 갔다가 고향으로 이동해서 근처 호텔에서 자고 담날 오빠 장모님 산소와 외할머니 산소 가고,
고향에서 한 시간 가량 가면 오빠랑 저랑 같은 취미생활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데,
그게 그 담날 예약이 된다고,
하룻밤 호텔에서 더 자고 그거 하고 가자고 하네요.
총 2박을 하는데,1박은 고향에서,나머지 1박은 고향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서 하자 하는데요
(오빠가 호텔 예약 벌써 해놨데요).
문제는,침대가 두 개 있는 한 방에서 잔다는거예요.
부모님이랑 다 같이 여행갈 땐 다같이 한 방에서 잔 적 있지만,오빠랑 단 둘이는 처음이거든요.
더구나,고향엔 친구들도 많고,예약했다는 호텔이 도심지라,오빠랑 둘이 호텔 들어가는걸 친구들이 보면 자칫 오해할 수도 있구요(제 친구들은 제 남편 얼굴은 알아도 친정 오빠 얼굴은 잘 모르는데).
근데,오빠가 넘 자연스럽게 그리 해놓으니까 괜히 뭐라 얘기하기도 어색하고 그러네요.
이럴 땐 어찌해야 하는지…
그리고,이런 상황 다른 분들이 보면 이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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