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갓 졸업한 취준생 딸이 있는데요.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잘 했고 인서울 상위권 대학 나왔는데,외모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애가 눈도 크고 쌍꺼풀 있고 이목구비가 큼직큼직해서 어려선 예쁘단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살도 찌고 안경도 쓰고 하니까 그런 소리 들어본지 오래구요. 옷도 아무거나 짚히는대로 입고 다니고(바지에 후드티 주로 입고 다녀요) 어떨 땐 머리도 안 빗고 화장은 커녕 어떨 땐 세수하고 로션도 안 발라요. 메이커 같은거 잘 모르구요. 돈 있어도 옷 화장품 이런거 산 적 없구요(왜 그런데다 돈 쓰는지 자기는 모르겠데요). 저한테 사달라 한 적도 없어요. 제가 애 하고 다니는 꼬라지가 한심해서 한번씩 옷 사주는데, 그래도 맨날 자기 편한 옷만 짚히는대로 입어요. 작년에 여름에 실습 나갈 일이 있어서 정장하고 샌달을 사줬어요. 나름 메이커 있고 좋은 옷과 신발을 백화점에서 사줬는데(아이랑 같이 가서 샀어요), 며칠 전에 샌달 한 쪽 끈이 떨어진거예요. 그래서 애한테 매장에 A/S 맡겨라,했더니,샌달 들고 나가더니 카톡 왔네요. 엄마,무슨 매장이지? 하고요. 제가 무슨 무슨 매장이다 알려주고,넌 같이 가서 샀는데,무슨 메이커인 줄도 모르냐? 했더니, 메이커를 꼭 알고 살아야 하나? 그러네요. 다른 여자 애들 보면 최대한 예쁘게 하고 다니려 하고,그런 메이커도 잘 알고, 피부과도 다니고 성형외과도 가고 라식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그러던데, 얜 그런건 아주 먼 나라 얘기구요. 다른건 그만 두고라도,기본적으로 있는 옷이라도 잘 챙겨입고 화장이라도 하고 다녔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만 하고 다녀도 애가 본바탕이 괜찮아서 보통 이상은 될텐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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