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남남 처럼 살아요.
서로 말도 거의 안 하고 처다보지도 않고요.
누구 하나 병원 갔다와도
어떻더냐 묻지도 않아요.
들어오든 나가든 서로 상관도 안 합니다.
그저 한 집에서만 삽니다.
원래는 남편만 그랬었는데,
그러는 남편에 지쳐서 저도 이젠 같이 그래요.
그래도 방은 한 방을 썼었는데,
1년 전에 아이 일 때문에 심하게 다투고는
남편이 다른 방 가서 자더니
그 길로 각 방을 쓰게 됐어요.
몇 해 전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친정이 너무 먼데다가
저희집에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장례식 때 친정 가고 친정 간 적이 없어요
(그런거 같아요).
아버지 첫 기일에도 제가 수술이 잡혀서 못 갔구요.
그런데,제가 장례식 때 친정 가고
그 뒤엔 간 적이 없는거 같아서,
내가 장례식 때 말고 아버지 산소에 갔던가? 하고
남편에게 무심코 물었어요.
그랬더니,니가 산소를 갔는지 어쨌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 하는데,왜 이리 섭섭하고 남처럼 느껴지는지…
지금까지도 그랬는데 새삼스럽게.
그리고,요즘은 남편이 애들도 귀찮아 하네요.
큰 아이가 이번에 정시 발표 끝나고
저랑 같이 친정 아버지 산소 가려 해서,
친정 가서 하룻밤 자고 오겠다 했더니
고등학생인 작은 애도 데려가라네요.
학원 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가냐고
내가 점심 밥 까진 챙겨 주고 갈거라고 하니,
그러던가,하네요.
요즘은 남편이 집에 있던가 할 때
제가 볼 일이 있어 외출하려고 하면
자꾸 애들도 데리고 갔다오래요.
마누라고 자식이고 다 귀찮은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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