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주변엔 얘기도 못 하고
혼자 고민하고 있는데요.
남편도 저도 아이들도 한 마디로 인정머리가 없어요.
조금씩 각각 양상은 다른데요.
다른 사람(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가족 포함)의 아픔에
아픈 마음이 안 든다는겁니다.
뭐랄까 어떤 사람이 안 좋은 일을 당하면
뭐 그 사람 입장에선 슬플 수도 있겠네,기분 나쁠 수도 있겠네,
하는 생각은 들지만,
그 사람이 가까운 사람이라도 같이 슬프고 같이 열 받고 그러지는 않아요.
물론,사회생활 하다보니 말로는 위로도하고 같이 열내주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말이죠.
오히려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는 잘 울고 안타까워하기도 분노하기도 하고 그래요.
밖에서는 저희 가족 4명 다 그런 식이구요.
집에서 저희집 식구끼리는 그 조차도 없다는거죠.
어디 세게 부딪혀서 아야~하고 있어도
바로 옆에 있어도 아무도 처다도 안 봅니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자기가 그런 대접을 받으면
엄청 섭섭해합니다.
저는 가끔 애들의 아주 큰 문제에 대해선 힘들겠단 생각은 들지만
말로 위로를 잘 못 하구요
(그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위로의 말을 해줄걸 하고
나중에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잘한 일이나 스트레스 받는거는
별 일 아니라 생각하고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
해결책을 제시하거나,별거 아니란 식으로 얘기하구요.
남편은 자기 부모(제 시부모님)한정 공감력 만땅입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엔 별거 아닌 일에 호들갑입니다).
하지만,저나 애들에게 일어난 큰 일은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남편은 저나 애들이 큰 병에 걸려 수술하거나 입원을 해도
그래요.
애들도 엄마가 수술할 정도로 많이 아파도
전혀 걱정 안 하고,
제가 암에 걸린 적이 있어도 애들도 남편도 아무렇지가 않았어요.
걱정돼서 챙겨준다거나 몸이 어떻냐 물어봐주는 적도 없고
병원 같이 가는건 생각조차 안 하구요.
모든게 평소와 다를 바 없었죠.
여전히 집안일은 제가 다 했고,
가끔 못 견디게 힘들 때만 도우미를 불러 집안일을 해결했구요.
저는 가족들 아픈건 진짜 걱정되거든요.
애들은 엄마가 그동안 챙겨줬던거 못 챙겨주니
지들 불편함만 생각하구요.
너무 심한거 같아 제가 암 걸렸을 때
니들 엄마가 죽을까봐 겁나지 않냐 물으니,
큰 아이는 "엄마,요즘 의술이 발달돼서 그리 쉽게 안 죽어."이러구요.
작은 아이는 "글쎄,내 맘이 어떤건지 잘 모르겠어."이럽니다.
그런데,생각해보면 저도 제 부모님에 대해 그랬던거 같아요.
전 20살 때 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아서 그런건지,
아님,80대 중반에들 돌아가셔서 살만큼 사셨단 생각이 들어선지
친정 아버지 발병되고 석달 만에 돌아가시고,
친정 엄마는 몇 년 투병하시고 돌아가셨는데,
생각보다 많이 슬프지 않았어요.
막 하늘이 무너질거 같다거나 그렇진 않았다는 얘기죠.
아버지 돌아가시곤 더 그랬고,
엄마는 돌아가시기 전 미안한 일이 있어서
그게 죄송하고 맘에 걸렸을 뿐
통곡을 하거나 하늘이 무너질거 같은 느낌은
없었다는거죠.
이따금 부모님 생각나지만 너무도 멀쩡하게 삶을 살아요.
제가 좀 책임감이 강한 편인데,
자식에게나 부모에게나
엄마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자식이면 이 정도까지는 해드려야지,하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만 대했지
(강요나 분위기에 의한건 아니고
제 스스로 그랬던거 같아요)
그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저희 가족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뭐 그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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