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깨서 잠이 안와 혼자 쇼파에 나와 가만있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니 어리석음에 몸서리가 쳐지네요.
다들 어느정도 서로에 맞는 결혼을 하고 그 이후 사는건 그만그만할것 같아요.
전 여중, 여고, 대학때 연애 한번 못해서인지 사람에 대한 판단능력은 제로였어요. 주로 주변사람들 판단에 귀기울이고 내가 보기엔 괜찮아도 곁에서 그 사람 별로다하면 아무리 일반적 기준에서 훌륭해도 밀어냈죠. 그게 시기, 질투인줄은 아주 뒤에 알았지만 다 늦은 뒤였고요.
제경우 좋은 직장에서 주변에 sky 나와 안정된 직장에 교수까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 어요. 구애도 여러명 받았더랬죠. 파랑새가 가까이 있는데 밖으로만 시선을 돌리다 어리석게 정말 아무생각없이 평범한 교사 남편 만나 삽니다. 저보다 한참 낮은 대학을 나온 남편입니다.
그것도 집안 확인도 하지않고 내 기준에서 생각했던 어느정도 받쳐주는 시댁이겠거니하구요.
정말 어리석죠.. 남편 집안은 기대이상으로 어려웠고 생각자체도 보수적인 우리집안과는 달리 세상에 대해 비판적인 집안이라 어울리기도 무척 힘들었어요. 항상 본인들 잘났다고만하고_잘난거 정말없고 몇달 무직이셨던 아주버님도 있어요.
무능력한 시댁에 파혼도 생각했고, 결혼후 첫아이 유산되면서 이혼결심도 했었는데 소심한 전 이후 20년을 살고있습니다.
자.존. 감이 너무 낮아서지요. 누굴 만나도 내 조건이 좋았어도 자신감이 없고 상내방이 저보다 여러면에서 많이 부족해야 저를 위해 살줄 알았습니다.
여러분은 아시죠.. 그게 아니라는걸.
지금은 아이 하나 바라보고 사는데 남편을 닮아 부족함이 많습니다.
친구들도 격이 다르니 그들과의 이야기에 녹아들지못하고 만남도 소원해지구요.
남편은 훌륭한 마마보이였어요. 집안일 하나하나 우리의 경제까지 보고하는. 그걸로 말하면 왜 부모한테 거짓말하냐고. 정직하고 고지식해보이겠죠, 또다른 입장에선. 이런 사람과 사는게 얼마나 답답하고 힘든지 살아본 분들은 아실거에요. 주변에 저녁에 술친구하나 없는.
저같은 분 있을까요? 여자가 기울어도 너무 기운 결혼을 한분들. 거의 없겠지요. 제가 무슨 희망으로 살아야할까요? 저보다 여러면에서 못한 이들도 저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남자 만나고 사는데..
종교에 의지하며 내탓이고, 내 부족함을 되새기며 지금껏 살아왔는데 힘든 일상이 저를 짓누르는 날에는 이렇게 깊숙이 묻어두었던 후회가 물밀듯 밀려옵니다. 그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선태했더라면 부유한 생활과 여유.. 그리고, 대화수준도 더 나았을텐데요..
지금은 다 포기하고 삽니다만, 마음의 번뇌와 저에 대한 실망감은 혼자일때 더 심해지네요. 바쁘게 지내려고 일도 하는데-실은 돈도 궁해서- 그것도 제 어리석음을 잊기엔 쉽지않네요.
아침부터 넋두리였습니다. 낼모레 쉰을 바라보니 친구와의 격차는 이젠 생각할수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여전히 소심해 집한칸에 만족하며 돈 아끼느라 외식도 싼것만 추구하는 저 남편을 보니 울화가 치밀어 이렇게 글이라도 씁니다.
더 어려운 분들에겐 사치이고 욕먹을 푸념일테지만, 제 선에서 저와 비슷한 분이라도 계시면 위로라도 듣고싶습니다. 그 위로도 없을 수도 있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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