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아이가 중학생,고등학생 둘인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아이를 사랑한다 예쁘다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 느낀 적이 거의 없어요.

작은 아이는 아기 때 몇년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이후론 아니였고, 큰 아이는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다만,제가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내가 낳아놨으니 잘 키워놔야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키우긴 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은 포기하고 애들에게만 올인할 정도로요.

물론 의도적으로 스킨쉽도 많이 해줬고,

사랑한다는 맘이 들지 않아도, 어렸을 때는 사랑한다는 말도  애써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아이들이 둘 다 살면서 엄청 속을 썩였고

(남들은 살면서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 얘들은 안 되더라고요),

지금도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둘 다 반항도 심하고요.

엄마가 죽을지도 모르는 병에 걸려 수술을 해도

아이들이 눈 하나 깜짝 않는다는건,

그리고,엄마가 아파도 당연히 자기들 몸종처럼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건,

제가 그들을 사랑하지 못한 댓가라 치더라도요.

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제가 아이를 사랑한다면 극복할 수도 있는데

제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극복하지 못 하는걸까요?

사실,결혼할 때,남편도 저도 애정없이 결혼했어요, 이런저런 사정들 때문에.

그래도 저는 남편이랑 가까워지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남편은 아직도 저에게 냉랭하고 비판적이고 무관심합니다. 밖으로만 돌고요.

제가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남들은 적으나마 제게 위로를 해도 남편은 냉랭하고 무관심합니다.

저도 결혼하고 십여년은 남편과 가까워지려고 무단히 애썼는데,

조금도 변하지 않는 남편에 지금은 저도 포기 단계입니다.

한 집에서만 살지 거의 말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남남처럼 삽니다

(남편과 제가 눈을 맞추는 유일한 때는 남편이 제게 불만이 있어 화를 낼 때 뿐입니다)

제가 애정 있는 결혼을 했더라면, 잘 극복해냈을까요?

시댁의 모진 시집살이를 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면 잘 견뎌낼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