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었을 때
만난 이웃언니가 있었어요.
결혼 후 타지나와 살며 가정에 우환도 있고 아이의 병치레,
저의 우울증, 무기력함으로 사는게 사는게 아닌지라
이웃과 교류도 싫고
거의 나홀로족으로 외로웠을 때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다 친해졌던 언니.
친해졌다기보단 절 챙겨줬단 게 더 맞는 말이었겠네요.
제 성격상 누구에게 찾아가 도움 청한다거나
아니면 친하게 다가서거나 안 하는데요..
그 언니는 자기 얘기 하다보니
딸만 많고 가난했던 집에서 마치 혼자 아들인 것처럼
홀로 일찌기 생활전선에 뛰어드느라
중학교만 나오고 고등과정은 검정고시로 마쳤다고..
어려서부터 몸으로 넘 고생했던지라
삼십대에도 관절이 안 좋아 물 빼내는 수술 받을 정도로
몸은 안 좋았지만
어린 애들 키우면서도 살림살이 야무지고
아이들 도서관이든 근처 어디든 버스 타고 다니면서도
부지런히 데리고 다니고 살림 쪼개가며 아이들 책 많이 읽히시고..
그당시 우울증에 차 있던 저로서는 참 대단하고
배울점이 많아 보였어요. 제가 따라하진 못해도
저랑 같이 가자 할 땐 참 고마왔네요.
한번은 남편 관련 동네 시끄러운 일이 있어서
가뜩이나 동네 친구 없던 제가
아줌마들 삼삼오오 모여 무슨 이야기하다가
절 보면 수근대며
그전엔 가볍게 목례 나누고 인사라도 건네던 이웃마저
눈피하고 고개 돌렸던 일이 생겼어요.
저는 가뜩이나 힘들어 죽고 싶었는데
이웃들의 눈치까지 그러니 동네에서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을 지경이었고 그 큰 일을 그 언니도 모를리가 없었는데
제게 따로 물어보지도 않았고 모른 척 해 주고
밝게 대해주는 거였어요.
그 일 있고 이사를 갔어요.
이사간다 했더니
이사가기 전날
우리 아이에게 언니 애들 시켜서
이런저런 선물들 손수 만들어 왔어요.
그 때도 넘 고마왔지만
지금 십년도 훌쩍 더 지났는데 생각나니
눈물이 핑 돌게 감사하네요.
그간 넘 어렵고 힘들어 만나면 힘든 푸념만 할것 같아
연락도 못했다가
문득 생각나 전화해보니..
전번 바꼈는지 다른 사람이 받았어요.
어쩌면 나는 그를 힘들게 한 이웃은 아니었을까
되돌아보게도 됩니다
만약 아니었다면 좋겟고 아니었길 바라네요.
그렇게 돌려 받음을 생각않고 본인도 어렵지만
힘든 다른 사람을 챙길 수 있을만큼
그분은 정말 성숙한 분이셨겠죠.
제가 해오름 사이트도 그언니에게 알려줬었는데
혹시 이글 볼 수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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