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로 고3 되는 아이 있네요. 방학 동안 집에서 12시간 이상 잤던. 밖에서는 남한테 찍소리도 못 하는 애가 집에서 엄마한테는 빼~액 거려요. 자가 할 일이나 야무지게 하면서 그러면 그래도 낫겠는데, 내년에 대학 가려고 하는 애가 입시에 대해 전혀 몰라요. 관심도 없어요. 처음 고등학교 들어갈 때,자기는 대학 안 간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대학 안 나와도 할 수 있다네요. 대학 안 나와도 할 수는 있죠.취미로는.하지만,그걸로 밥 벌어먹고 살기는 힘듭니다.
학원 선생님과 설득시켜 대학은 가는걸로 했는데, 아이는 입시에 전혀 관심 없고, 무슨 대학이 있는지,어느 학교가 더 점수 높은 대학인지 잘 몰라요. 학원비 대주니 학원은 왔다갔다 하는데, 학원쌤이 앉혀놓고 지키고 앉아 있어야 숙제를 해서 선생님이 학원 시작 두어 시간 전에 불러놓고 시켜요. 학원 갔다오면 나머지 시간은 자거나 핸드폰 하구요.
아이는 한 과만 고집하는데요. 여기가 거의 다 수시 모집하고 정시에선 거의 안 뽑아요. 그런데,저희 아이는 내신은 개판이고,모의고사는 공부 안 한거에 비하면 나쁘지 않게는 나오는데요. 워낙 희귀과고 정시에 뽑는 인원이 적으니,저희 아이 모의고사 백분율 보다는 높아요. 아이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공부해서 모의 성적 올리고,그 백분율이 수능 때 그대로 나오면 모를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수시고 정시고 갈 데가 없네요. 저는 걱정이 돼서,'어디가'도 들어가보고,대학백과도 들어가보고 밤새 고민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학교 갔다왔길래,같이 대책을 세워보자고 말 걸었더니,자기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빼~액 지르네요. 오늘 개학 했다고 학교 갔다온 아이는,오랫만에 일찍 일어났더니 졸립다고 또 자네요.
지병이 있고,실비보험이 없어 아픈거 보다 병원비가 더 걱정인 제가, 비싼 돈 들여 저런 애 학원 보내고,저런 애 위해 밤새 걱정하고 입시 정보 뒤져보고.... 애가 사회성도 없어서 자기 좋은 일이라도 하며 살면 그래도 좋겠다 싶어 앞으로 너 하고 싶은 직업 가지며 살라고 지지해줬는데, 제가 미친 X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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