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 넘었고,
이제 50을 바라보는 40대 후반입니다.
결혼하고 참 힘들었네요.
완전 독재주의자이고 모든게 자기 본위면서
마누라는 파출부 내지 보모로 밖에 안 대하는,
저희 시아버지로 인해 시어머니는 상처가 많았고,
아들,특히 시어머니의 작은 아들인 제 남편을,
아들이자 남편이자 애인으로 생각하며 살아오신 분인데요.
저랑 남편이 결혼하자,
마치 정실 부인이 자기 남편이 첩을 데려온듯
저를 미워하고 저에게 모진 말씀을 많이 하셨지요.
솔직히 정도는 어머님 경우보단 덜하지만,
제 남편도 절 대하는 것이
시아버님이랑 흡사해요.
저는 시어머니 때문에도,남편 때문에도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건강하던 제가 중병을 얻어
큰 수술까지 하였지요.
그게 불과 몇년전 일이예요.
남편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어머님은 그때부터 말조심 하시고
저에게 일절 모진 말 안 하시더라구요.
시어머님에 대한 저의 감정은
참 복잡해요.
저한테 온갖 모진 말로 상처 주신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고,생각하면 미운데,
또,한 사람의 여자로 보면 참 안됐어요.
제가 남편과의 관계에서,시어머님과 시아버지의 관계 같은 상황을 겪고 있어서 동병상련을 느끼는건지도 모르겄네요
(그래도 전 다행입니다.집착할 아들이 없어서)
아무튼 그런 시어머님이 죽을병에 걸리셨답니다.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어요.
시댁이 워낙 멀기도 하고,
저희집에 중요한 일이 있다보니,
저는 집에 남게 되었고,
남편은 열일 제치고 당장에 내려갔네요.
남편 내려보내고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어요.
시어머니 왈,멀지 않은 곳에 사는 자식들은
내가 병원 갔다온 이후로 전화 한통 없다고,
나 이러다 죽을거 같다고 울먹이시는데,
괜히 저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자기 엄마 하녀처럼 부려 먹으며 공주로 자란
시누이들도 밉고
(시아버님이,시어머님을 그리 대하시고,
시누들에겐 이뻐라 하며 기만 살려주니,
시누들도 자기 엄마를 그리 대하더이다.
아들들은 효자들이라
엄마 불쌍한 줄 알고요.
그래도 아주버님은 마음은 있지만
표현이 없고 무뚝뚝한 편이라
시어머님은 제 남편에게 더 의지하세요)……
저를 힘들게 하신 시어머님인데,
지금 제게 드는 이 마음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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